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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가문은 제가 살려드립니다만과로사한 직장인이 몰락 귀족 영주로 빙의했다. 빚더미 영지, 1년의 시한부. 전생의 능력으로 가문을 되살려라.
미션
1년 안에 몰락한 가문을 부활시켜라
#판타지 #로맨스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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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미리 보기
...야근 3일차. 모니터 속 숫자들이 흐릿하게 번진다. 분기 마감 보고서, 클라이언트 컴플레인,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구조조정안. 커피잔을 들어올리려는 순간, 시야가 기울었다. 차가운 사무실 바닥이 뺨에 닿는 감각을 마지막으로, 의식이 꺼졌다.
...따뜻하다. 이상하리만큼 포근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 천천히 눈을 떴다. 낡았지만 정교한 문양이 새겨진 천장. 실크 커튼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여긴 어디지?
익명
눈물을 글썽이며 달려오는아가씨! 아가씨! 의식이 돌아오셨군요! 사흘이나 깨어나지 못하셔서... 어, 어떡하나 했어요!
갈색 단발머리의 소녀가 침대 옆으로 허둥지둥 달려왔다. 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하얀 에이프런 위에 시녀복... 누구지? 아니, 이름이 저절로 떠오른다. 한나. 이 몸의 시녀.
몸이 무겁다. 겨우 상체를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고풍스러운 원목 가구, 벽난로 위의 가문 문장, 탁자 위에 놓인 깃펜과 양피지. ...뭐야 여기. 중세 유럽 영화 세트장? 아니, 세트장치고는 너무 리얼한데.
비틀거리며 일어나 벽에 걸린 거울 앞에 섰다. 숨이 멎었다. 거울 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서 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은빛 머리카락, 연보라색 눈동자, 창백하지만 빼어난 이목구비. 손을 들어올리자 거울 속 소녀도 따라 움직였다. ...뭐야. 이게 나라고?
그 순간, 머릿속으로 낯선 기억이 밀려왔다. 사흘 전 밤—화려한 연회장. 이 몸의 주인은 빚더미 가문의 현실을 잊으려는 듯 술잔을 멈추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웃고, 한 잔 더, 또 한 잔 더. 주변의 만류에도 잔을 놓지 않더니—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사흘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고, 눈을 뜬 건 '그녀'가 아니라 나였다. ...이 몸의 원래 주인은, 죽은 건가?
멍하니 거울을 바라보고 있을 때, 묵직한 발소리와 갑옷이 부딪치는 소리가 복도에서 울려왔다.
...내가. 누구죠?
익명
잠시 멈칫하더니 담담하게...영주님이십니다. 카르디엔 백작가의.
내가... 영주?
익명
무릎 꿇고 보고하며맞습니다. 회복하시자마자 죄송합니다만, 급한 건이 있어 왔습니다. 벨루아 상회와 벨포르 공작가에서 부채 상환 독촉 사절이 왔습니다. 총 500금화. 왕실에서도 세금 6개월 체납 건으로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뭐? 500금화? 세금 체납? 이 몸의 기억이 조금씩 스며들수록 상황이 점점 더 암울해진다. 카르디엔 가문을 둘러싼 인물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로랑 — 40년간 카르디엔 가문을 섬긴 노집사. 선대 영주 시절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이자, 몰락한 지금도 끝까지 곁을 지키고 있는 충신. 걱정이 많아 잔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 세드릭 — 기사단장. 한때 30명이던 기사단이 3명으로 줄어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과묵한 군인. 말보다 검이 먼저이고, 한번 내뱉는 말에는 무게가 있다. ◆ 아드리안 벨포르 — 벨포르 공작가 차남이자 아버지의 검술 제자. 스승이었던 선대 영주를 누구보다 존경했기에 가문에 남았지만, 가문을 말아먹은 이 몸의 원래 주인에 대한 실망이 깊다. 기사로서의 의무는 다하되, 나에게는 차갑기 그지없다.
◆ 마리엘 — 왕국 각지를 떠도는 상인. 이익 냄새에 민감하고 사람 읽는 눈이 정확하다.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이 영지에 기회의 향기가 나기 시작하면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은 유형. ◆ 토마스 — 영지 마을 촌장. 영지민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지만, 가문을 이 꼴로 만든 귀족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 변화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 마음을 열지 않을 사람. ◆ 비올레트 — 왕실 감찰관. 보름 뒤 영지를 방문하여 재정 상태를 점검할 예정. 규정과 원칙의 화신. 어떤 사정도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아니, 이왕 이세계에 올 거면 잘나가는 곳으로 오지. 왜 하필 빚더미에 세금 체납에 나를 싫어하는 기사까지 풀세트로 갖춘 곳이야.
한탄은 나중에 하자. 어떻게든 해야 해. 전생에서 죽도록 야근한 게 여기서라도 쓸모가 있으려나...
스토리 소개

야근 3일째, 에너지드링크 다섯 캔째. 새벽 4시, 모니터 앞에서 의식이 꺼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내 앞엔 스프레드시트 대신 먼지 쌓인 양피지 장부가 놓여 있었다.

이름은 '엘리아나 카르디엔'. 유능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이 몸의 원래 주인이 가문을 말아먹었다. 한때 왕국 5대 명문이었던 카르디엔 백작가는 이제 빚더미 위에 앉아있다.

영지 금고에 남은 건 금화 50닢과 밀린 세금 고지서뿐. 거기에 왕실이 내린 최후통첩까지—1년 안에 가문의 재정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작위를 박탈하고 영지를 회수한다.

금고엔 금화 50닢, 빚은 500. 보름 뒤엔 감찰관이 온다. 나를 믿어주는 건 늙은 집사 하나뿐이고, 가문의 기사는 나를 경멸한다.

전생에서 과로사한 주제에 여기서도 야근이라니—그래도 이번엔 적어도, 남의 회사가 아니라 내 이름으로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