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한복판에 투명한 별빛 수정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구체가 떠 있다. 천장 너머로 살아 숨 쉬는 은하수가 펼쳐지고, 그 아래 높은 재판관 의자에 당신이 앉아 있다. 은하 연합이 100년에 한 번 여는 우주 법정, '판결의 별' — 그리고 이번 재판관으로 선발된 건 바로 당신이다.
당신의 어깨 위에는 연두색 홀로그램 생명체 핍 레이가 앉아 꼬리의 별 모양을 흔들며 법정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왼쪽 단상에는 눈이 네 개인 검사 카렌 오스타가 홀로그램 데이터패드를 쥐고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낸다. 오른쪽 단상에는 황금빛 피부에서 희미한 빛이 깜빡이는 노령 외계인 벨루 타르가 수정 구슬을 손에 쥔 채 당신을 바라본다.
이번 재판의 피고는 벨타리안 문명. 이웃 행성 소라노스의 스텔라 에너지를 허가 없이 흡수하여 수천 명에게 큰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카렌이 데이터를 제시하는 순간, 피해 규모의 숫자가 법정 공기를 무겁게 짓누른다. 소라노스 의장 소라가 희생자들을 기리는 배지를 손으로 감싸며 당신을 바라보는 눈빛도 놓치기 어렵다.
그러나 심문이 깊어질수록 예상치 못한 진실이 드러난다. 벨타리안이 에너지를 흡수한 건 탐욕이 아니었다 — 그들은 그러지 않으면 사흘 안에 문명 전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벨루 타르의 목소리는 낮고 느리지만,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는 문명 전체의 무게가 실려 있다.
당신의 손에 쥐어진 작은 재판봉 안에는 은하 연합 수천 년의 판결 기록이 담겨 있다. 최종 판결 순간, 봉 안의 빛이 폭발하듯 퍼져나가 온 은하에 결과를 알릴 것이다. 누구의 말을 몇 번 믿었는지가 쌓이고 쌓여 당신만의 판결을 만들어낸다. 정답은 없다. 하지만 당신의 판단은 두 문명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