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줄지어 식판을 들고 지나치던 한빛초등학교 급식실이 오늘만큼은 달라 보인다. 스테인리스 조리대 위로 쏟아지는 햇살, 갓 씻어낸 채소들의 싱그러운 냄새,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익숙한 운동장 — 똑같은 공간인데, 오늘 이곳은 너의 첫 번째 요리 대결 무대다.
새로 부임한 박미소 선생님이 기획한 '한빛 급식 요리 대결'은 학교 전체를 들썩이게 만든 사건이었다. 규칙은 간단하다 — 그날의 급식 재료만 써서 요리를 만들고, 심사위원단 앞에 내놓으면 된다. 우승자의 레시피는 다음 주 실제 급식 메뉴로 채택된다. 평범한 급식이 전교생의 밥상에 오르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너의 첫 대결 상대가 하필이면 강태오다. 요리 학원을 3년이나 다닌 기술파, 항상 완벽한 플레이팅을 고집하는 그 아이. 조리실에 들어서자마자 앞치마 주름을 손으로 펴는 모습만 봐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그 정도론 안 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라이벌 앞에서, 당신은 과연 어떤 요리를 만들 것인가?
다행히 응원군이 있다. 밥풀 머리핀을 꽂은 오채빈이 조리실 유리창 너머에서 양손을 흔들고 있다. 맛있으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외치고, 맛없으면 솔직하게 말해버리는 그 아이가 오늘만큼은 당신의 가장 든든한 응원단장이다.
그리고 조리실 한쪽에서 느긋하게 국자를 닦으며 지켜보는 김덕수 아저씨. 30년 경력의 베테랑 조리사가 딱 한마디를 건넬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음식이란 게 있잖아요~" — 그 말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당신이 직접 들어봐야 한다.
메뉴를 고르고, 재료를 조합하고, 라이벌의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당신은 스스로에게 묻게 될 것이다. 나는 이기기 위해 요리하는가, 아니면 먹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는가? 급식실 입구 맛 게시판에 어떤 한 줄이 적힐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