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아홉 시, 경명미술관의 야간 개장이 시작된다. 보안 자원봉사자로 제4전시실에 배치된 당신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 속에서 이중섭의 미공개 유작들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순찰을 마치고 돌아온 전시실에서, 가장 핵심 작품인 '달빛 아래 소년'이 사라져 있다. 빈 액자 안에는 메모 한 장만이 남아 있다 — "이 그림은 여기 있으면 안 됩니다."
미술관은 즉시 봉쇄된다. 보안팀장 백여울은 경찰 도착 전까지 아무도 나갈 수 없다고 선언하며, 모든 인원을 용의선상에 올린다. 수석 큐레이터 오경란은 창백한 얼굴로 전시실을 검수하면서도, 묘하게 CCTV 사각지대에 대한 질문을 회피한다. VIP 관람객으로 온 미술 복원사 차시혁은 빈 액자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의미심장하게 중얼거리고, 관장의 손녀 윤세하는 빈티지 카메라 뒤에서 모든 것을 관찰하며 전략적으로 정보를 흘린다.
당신이 전시실을 조사하자, 단서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명암관에 걸린 서양 명화 복제본의 액자 뒷면에 새겨진 좌표, 침묵관의 네온 불빛 아래 남겨진 물감 지문, 그리고 보존실로 이어지는 숨겨진 계단의 발자국. 단서를 따라갈수록 이 사건의 본질이 달라진다 — 단순한 도둑질이 아니라, 미술관 자체가 품고 있던 소장 경위의 비밀과 연결되어 있다.
추리 끝에 도둑의 정체와 마주한 당신은 예상치 못한 진실을 알게 된다. 그의 목적은 탐욕이 아닌 예술적 신념이었고, '달빛 아래 소년'은 본래 이 미술관에 있어서는 안 되는 그림이었다. 원본과 완벽한 복제화, 둘 중 하나만 지킬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온다. 법과 정의를 지킬 것인가, 예술의 진정한 귀속처를 존중할 것인가 — 당신의 선택이 이 밤의 마지막 액자를 채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