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년, 서울. '클린시티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도시의 모든 색이 지워지고 있다. 재개발 구역의 오래된 건물들은 하얀 방음 펜스 뒤로 사라지고, 쫓겨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콘크리트 먼지 속에 묻힌다. 허가 없는 벽면 게시물은 모두 불법 — 위반 시 300만 원의 과태료. 이 도시에서 벽은 침묵을 강요하는 권력의 도구다.
하지만 자정이 지나면, 벽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당신은 우연한 계기로 '팬텀 갤러리'에 발을 들이게 된 신입이다. 서로의 얼굴을 모른 채 코드네임으로만 소통하는 이 비밀 거리 예술가 크루는, 밤마다 도시의 벽 위에 사람들이 잊도록 강요당한 이야기를 되살린다. 검은 방독면 너머로 차가운 지시를 내리는 리더 독(DOK), 네온 핑크 머리에 물감 튄 오버올을 입고 아름다움이 세상을 바꾼다 믿는 아티스트 파렛(PALET), 그리고 CCTV 사각지대를 8초 단위로 계산하며 크루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해커 시그널(SIGNAL).
그런데 크루 안에 당국의 정보원이 숨어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독과 파렛은 예술의 방향을 두고 갈라지고, 시그널은 혼자서 배신자를 추적하며 점점 고립되어간다. 그리고 매일 밤 당신이 그린 벽화를 집요하게 쫓아오는 미관 정비 단속반의 오 반장 — 그는 당신의 그림 앞에서 왜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걸까?
대담한 장소에 그릴수록 도시가 당신의 메시지를 듣지만, 추적의 그물도 좁아진다. 동료를 구하면 당신이 위험해지고, 마스크를 벗으면 운동에 얼굴을 줄 수 있지만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벽을 캔버스로 바꿀 것인가, 방패로 쓸 것인가 — 스프레이 캔을 쥔 손끝에서 크루의 운명과 도시의 내일이 갈린다.
